눈동자 색깔의 비밀 - 한국인은 왜 갈색일까 멜라닌과 유전의 원리
눈동자 색깔은 홍채에 있는 멜라닌 색소의 양으로 결정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대부분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홍채에 멜라닌 색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멜라닌이 많으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보이고 적으면 파란색이나 녹색으로 보입니다. 눈 색깔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적 형질이며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홍채 멜라닌 색소와 눈 색깔 결정 원리
홍채는 눈의 검은자위 주변을 둘러싼 원형 조직입니다.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여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홍채의 색은 그 안에 분포한 멜라닌 색소의 양과 분포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멜라닌 색소는 멜라닌 세포에서 생성되는 갈색 또는 검은색 색소입니다.
멜라닌에는 유멜라닌과 페오멜라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유멜라닌은 검은색이나 갈색을 만들고 페오멜라닌은 노란색이나 빨간색을 만듭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홍채에 유멜라닌이 많이 분포하여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 눈을 가집니다. 유럽인 중 일부는 멜라닌 함량이 매우 적어 홍채가 파랗게 보입니다.
파란 눈은 실제로 파란 색소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멜라닌이 거의 없는 홍채에 빛이 들어가면 빛의 산란 현象으로 인해 파랗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레일리 산란과 같은 물리학적 원리입니다. 녹색 눈은 중간 정도의 멜라닌을 가지고 있으며 유멜라닌과 페오멜라닌이 혼합되어 나타납니다. 홍채의 멜라닌 분포는 층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앞쪽 층에 멜라닌이 많으면 더 짙은 색으로 보이고 뒤쪽 층에만 있으면 상대적으로 밝은 색으로 보입니다.
눈 색깔의 유전학적 메커니즘
눈 색깔은 다인자 유전 형질입니다. 여러 개의 유전자가 함께 작용하여 최종 색깔을 결정합니다. 가장 중요한 유전자는 15번 염색체에 위치한 OCA2 유전자와 HERC2 유전자입니다. OCA2 유전자는 멜라닌 생성을 조절하고 HERC2 유전자는 OCA2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일반적으로 갈색 눈 유전자는 파란 눈 유전자에 대해 우성입니다. 부모 중 한 명이 갈색 눈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자녀가 갈색 눈을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멘델의 법칙처럼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예측이 복잡합니다. 부모가 모두 갈색 눈이어도 파란 눈 자녀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두 부모 모두 열성 유전자를 숨겨서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생아의 눈 색깔은 출생 시점에 최종 결정되지 않습니다. 멜라닌 색소가 완전히 침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생후 6개월에서 3년 사이에 최종 눈 색깔이 확정됩니다. 백인 신생아의 경우 파란 눈으로 태어났다가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대로 갈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 신생아는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짙은 갈색 눈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하면서 색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 눈 색깔의 분포와 변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거의 100퍼센트가 갈색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에 가까운 색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조상 대대로 멜라닌 생성 유전자가 우성으로 전달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사이에서도 갈색의 명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관찰하면 일부는 밝은 갈색이고 일부는 거의 검은색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홍채 색깔이 변할 수 있습니다. 노화로 인해 멜라닌 색소가 감소하면 눈 색깔이 조금 밝아집니다.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젊었을 때보다 눈 색깔이 옅어진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색 변화도 있습니다.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같은 안과 질환이 생기면 홍채의 색소 분포가 바뀔 수 있습니다. 홍채이색증이라는 선천적 상태도 있습니다. 양쪽 눈의 색깔이 서로 다르거나 한쪽 눈 안에서도 색이 다른 경우입니다.
눈 색깔은 자외선 민감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밝은 색 눈을 가진 사람은 멜라닌이 적어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합니다. 햇빛에 더 민감하고 눈부심을 많이 느낍니다. 반대로 짙은 갈색 눈을 가진 한국인은 멜라닌이 자외선을 차단하여 눈을 보호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선글라스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같은 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눈 색깔과 관계없이 자외선 차단이 필요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